'고려거란전쟁' 갈등 폭발…원작자 "KBS 해명? 웃기지도 않아"

입력 2024-01-23 18:28   수정 2024-01-23 18:54


'고려거란전쟁'을 둘러싼 원작자와 제작진의 갈등이 점점 심화하고 있다.

23일 KBS 2TV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 측은 "이 작품의 시작은 전우성 감독의 기획이었다"며 "전 감독은 시청자들이 즐길 수 있으면서도 당대에 유효한 시사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야기를 찾던 중 11세기 초 고려와 거란과의 전쟁 시기에 주목했다"고 탄생기를 전했다. 당시 고려는 최대 패권국이던 거란을 꺾고 동아시아 전역에 200년간 평화와 번영의 시기를 열어냈고, 전 감독은 고려 황제 현종과 귀주대첩의 영웅 강감찬을 중심으로 거란과의 전쟁 10년간의 이야기를 극화하기로 했다는 것.

이와 함께 길승수 작가의 소설 '고려거란전기'를 개발 과정에서 검토했고, 드라마에 등장하는 전쟁 장면 및 전투 장면의 디테일을 '고려거란전기'에서 참조했지만 이후 이정우 작가가 대본 집필에 돌입하면서 '고려거란전기'가 작품의 방향성과 맞지 않다고 판단해 1회부터 지금까지 소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였다고 전했다. 더불어 전 감독은 드라마 자문 경험이 풍부한 조경란 박사를 중심으로 자문팀을 새로이 꾸렸고 든든한 조력자를 얻은 이 작가는 1회부터 스토리 라인 및 장면별 디테일까지 촘촘하게 자문팀의 의견을 수렴하여 대본을 집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앞서 원작자인 길 작가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자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해온 부분에 대한 반박이다.

이와 더불어 전 감독은 자신의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으며 방영 중인 와중에 이런 논란이 벌어진 것에 대해, 메인 연출자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길 작가와 원작, 자문 계약은 "꼭 필요한 전투 장면을 생생하게 재현해보고자 맺은 것"이라고 다시 한번 입장을 밝혔다.

또한 길 작가가 "이정우 작가의 대본 집필이 시작되는 시점에 자기 소설과 '스토리 텔링의 방향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고증과 관련된 자문을 거절하였고 여러 차례 자문에 응해 달라고 요청하였지만 끝내 고사했다"며 "그런데도 길승수 작가가 저와 제작진이 자신의 자문을 받지 않았을 뿐 아니라 기초적인 고증도 없이 제작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당혹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더불어 길 작가의 원작 소설이 '고려거란전기'에서 '고려거란전쟁'으로 제목을 바꿔 재출간한 부분을 짚었다.

이 작가 역시 "'고려거란전쟁'은 소설 '고려거란전기'를 영상화할 목적으로 기획된 게 아니다"며 "'고려거란전쟁'은 KBS 자체 기획으로 탄생했고, 처음부터 제목도 '고려거란전쟁'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원작 계약에 따라 원작으로 표기하고 있으나 이 소설은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을 태동시키지도 않았고 근간을 이루지도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더불어 "이 드라마의 작가가 된 후, 원작 소설을 검토하였으나 저와는 방향성이 맞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고, 그때부터 고려사를 기반으로 처음부터 이야기를 다시 설계했다"며 "제가 대본에서 구현한 모든 장면은 그런 과정을 거쳐 새롭게 창작된 장면들"이라며 '고려거란전사'와 '고려전쟁'이 완전히 별개의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작가는 "처음부터 별개의 작품이었기 때문에 사실 원작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며 "그런데도 원작 소설가가 '16회까지는 원작의 테두리에 있었으나 17회부터 그것을 벗어나 이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의도를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또한 원작자가 이 작가에 대한 자질 등을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도 "도를 넘은 행동"이라며 "그런 식이라면 저도 얼마든지 원작 소설을 평가하고 그 작가의 자질을 비난할 수 있지만, 제가 그러지 않는 것은 타인의 노고에 대한 당연한 존중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굳이 이런 입장을 밝히는 이유는, 이 드라마에 대해서는 영광도 오욕도 모두 제가 책임질 부분이기 때문"이라며 "잘못된 정보들이 진실로 굳어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라고 마무리했다.

제작진의 입장문 발표에 길 작가는 이후 자신의 블로그에 "KBS에서 해명 보도 냈더라. 웃기지도 않는다"며 "제가 2022년 6월경 처음 참여했을 때 확실히 제 소설과 다른 방향성이 있더라. 그 방향성은 ‘천추태후가 메인 빌런이 돼 현종과 대립하며 거란의 침공도 불러들이는 그런 스토리'였다"고 적었다.

이어 "제가 화들짝 놀라 '전작 '천추태후'도 있는데, 그런 역사 왜곡의 방향으로 가면 '조선구마사' 사태가 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고, 그래서 천추태후는 포기됐는데 결국 그 이야기가 원정왕후를 통해 살아남았더라"라고 주장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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